버스 안에서
파란(2006~2012.7.9)/하루 2007. 9. 19. 23:24 |태풍...
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...
그래서 집으로 오는 길...
버스 타고 올까 지하철 타고 올까 하다가
몇 분 더 걷기 싫어서 버스를 타고 왔는데...(후회막급... 오는 길에 정체구간이 있는 걸 깜박했다.)
하여튼 오는 길 갑자기 세차지는 빗줄기...
내가 서 있던 버스 정류장에 이쁘신 분이...(일반인 기준으로 그 정도면 괜찮다 싶은...)
비를 맞고 계셨다...
난 뭐 우산을 안 갖고 나왔겠거니 하고 그냥 넘어간 나...
그런데 그렇게 비 맞는 게처량해 보였는지 어느남성분이 같이 우산 쓰자고 했는데...
그 분 금방 버스를 탄다면 사양하는 듯 했다.
그래도 난 그냥 아무 생각없이 버스를 탔다.
그리고 그 여성분도 같은 버스를...
그렇게 오면서집에 도착할 때 쯤에서...
어느 한 젊은 청년이 내릴 준비를 하더니...
내 보기엔 분명 우산도 갖고 있었는데
왜 모자를 쓰고 거기에 후드티의 모자까지 쓰나 싶었다...(패션인가...)
그랬는데 그 분...
자기가 내릴 정류장에 다 와서 내리면서...
마침 내리는 문 바로 앞 좌석에 앉아 있던 비 맞고 있었다는 그 여성분에게
아무 말 없이 우산을 획 주고는 그냥 내려 버렸다...
우산을 받은 여성분도 조금 당황한 듯...
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게말이다.
내가 내리기 전이라 그 광경을 보고 있었던 나...
이게 뭔 일이냐 싶었다...
분명 보기에는 아무런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거 같았는데...
어찌 보면 참 좋은 광경이긴 했는데...
이미 세상에 찌들어 속물이 된 나는...
분명 여성분이 예뻐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만 한다...그리고 미니스커트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기도...
(난 모든 것을 좋게 보지 않는다... 심사가 꼬일 대로 꼬인 놈이라...)
만일 그 분이 그런 미모의 소유자가 아니었다면
그 청년 그와 같은 행동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아직도 남는다...
분명 칭찬받을 행동이긴 했는데...
난 그저 그런 생각만 한다... 도와 줄 생각도 안 하고 말이다...
우산 같이 쓰자 했던 남성이나 우산을 던져 주고 간 청년이나 어떤 의도였을까...
그냥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이기에 뭔가 작업의 수단 같지는 않고...
분명 좋은 의도였을텐데...
그런데도 난 왜 자꾸 이걸 삐뚤어지게 보게 되는걸까...
하여튼 이 일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...
여자는 이뻐야 되...
그것 말고는...
덧.
이 글을 여성분이 보신다면
혹여나 이거 또 여성 비하 글이라고 나도 어떻게 공개사과 하라고 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....
그리고...
핸폰에 관한 잡담...
정말 에티켓 좀 지켜 줬으면 좋겠어...
비는 오고 해서 구질구질하고 버스는 밀리고 사람에 이리저리 채이고...
그런 와중에 내 귀를 막고 있는 이어폰을 뚫고 들어오는 핸폰 통화 소리...
버스 안을 쩌렁쩌렁 울리는...
나이 드신 분이 그러면 또 몰라... 나이도 젊어 보이는 처자가....
조금 조용히 이야기 하면 안 될까...
약 20여분 가까이 쉴 새 없이 떠들어 대던 그 분...
아주 자기 안방이 따로 없어...
조금만 주위 신경 써 주면 안 되나...
이런 소리 듣기 싫어서 이어폰 소리도 조금 크게 듣는데 그 소리를 이겨낼 정도면 다른 분들은 어땠을지...
속마음은 아주 그냥 날아차기를 선사하고 싶은 마음 굴뚝이 같았는데... 어후...
이래서 밖에 나가기 싫어....
핸폰 정말 필요악이야....
이런데...
울 어머니도 핸폰을 하나 장만하셨다....
동생이 뭐 천원짜리를 산다고 하는데 그 김에 같이...
이제 울 가족 중에 핸폰이 없는 건 나 하나...
이거 서러워 해야 하나...
어떤 때는 불편해도 공중전화로만 통화하던 그 때로 돌아갔으면 하기도 한다....
마지막으로....
세상에 익숙해가는나...
뒤돌아 생각해보니 그렇게 웃음 질 필요 없었는데... 분명 다른 사람이 보면
알랑거리는 모습으로 보였을텐데... 내가 생각해도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...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...
이렇게 나 세상에 물들어져 가나봐....